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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선물을 줬는데 왜 내가 기분이 좋을까?

 얼마 전 친구에게 청바지를 줬다. 어떤 사정에 의해 굳이 내가 입지 않아도 될 새 옷들이 여러 벌 생겨서 친한 친구 둘에게 주게 됐다.

친구들이 내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정말 고마워하는 걸 보고 내가 더 기분이 좋아졌다. 고맙다는 인사의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게 되면서 혼자서 흐뭇하게 웃고 있다. 그냥 한두 번이 아니고 꽤나 여러 번 봤고 지금도 메시지를 보면서 혼자 흐뭇해한다.

왜 그러는 걸까? 내가 테레사 수녀님처럼 이타적인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내가 가지고 있던 물건을 줬는데 왜 이리 기분이 좋고 행복감을 느끼는 걸까?

식욕 수면욕 성욕 이런 기본적 욕구 이외의 다른 부분이 충족돼서 이리 기분이 좋은 것이리라. 물건을 주는 행위 자체도 분명히 기분 좋은 행위이긴 하지만 상대방의 반응에 더 기분이 좋아지는 건 확실하다.

선물을 주는 행위 자체도 경제법칙에 의해 최소비용의 최대 효율을 따르는 부분인 걸까?

한 친구에게 옷을 선물하기 전에 화장품을 선물한적이 있었다. 화장품은 객관적으로 가격도 비싸고 나에게도 효용이 있는 물건이였다. 그런데 친구는 화장품보다는청바지를 받고 훨씬 더 기뻐했다.

선물했던 옷의 경우 나에게 굳이 필요 없는 물건인지라 어찌 보면 나에게는 비용이 거의 0에 수렴할 정도라 생각할 정도로 적게 들었지만 선물했던 화장품의 경우 나에게도 필요했던지라 비용은 분명 있었다.

두말할 나위 없이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던 옷이 친구에게 마침 절실히 필요했던 물건이였고 옷의 선물이 나에게도 친구에게도 만족도가 극대화됐다.

이렇게 보면 선물을 주는 행위 자체도 경제적 효용 측면이 완벽히 배제는 안될듯하다. 

 하지만 세상 모든게 다 경제적으로만 볼 수는 없지 않을까? 그냥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만 봐도 분명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경제적으로 생각했을 때 선물의 경우 분명 나에게서 없어짐으로 손해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한 부분인 선한 본성으로 인해 행복감을 받는 게 아닌가 싶다.

이번 주말이 벌써 다 지나가고 이제 새로운 한주가 시작이 되는데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기원하면서 주문을 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