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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고 했는데(feat. 코인, 주식, 부동산)

  친한 형이 있다. 저번 달 중순쯤 코로나로 인해 모든 자산들이 초토화되고 있을 때 카톡을 통해 연락이 왔다.

 

'이더 물렸다. 어떡할까? 정리해야될거 같냐?'

 

  내가 어떤 말을 할까? 아무리 친한 형 이어도 투자 등에 대한 조언은 안 하는 게 절대적으로 맞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라 위로만 해주었다. 그런데 계속 오를지 떨어질지 어떻게 될 거 같냐고 물어본다. 위로를 계속하면서 고민을 했다. 내 생각을 말하는 게 좋을지 위로만 해주는 게 좋을지. 그 짧은 순간에도 판단은 잘 안 섰다. 비상금 전 재산 오천만 원을 전날 투자했는데 현재 300만 원 손해라고 했다. 진심으로 위로해주면서 그날은 지나갔다.

 

 다음 날 다시 더 떨어졌다고 연락이 왔다. 너무 안타깝기도 하고 아깝기도해서 위로를 해주면서 말을 했다. 

 

'형 저도 투자로 성공 못해봤고 모르지만 제 생각을 말해볼께요. 형이 시시각각 코인만 보고 일상생활이 안되면 정리하는 편이 좋을 거 같아요. 대신 여윳돈으로 투자하셨고 그 돈이 없어진다고 해도 인생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면 비트 3, 이더 1, 리플 1 비율로 투자하면 좋을듯해요. 대신 십 년 동안 없는 돈이라 생각하고 거들떠도 보지 말고요.'

 

이렇게 말을 하고 진심어린 위로를 해줬다. 내 진심이 느껴졌는지 고맙다고 하면서 카톡 대화가 마무리됐다. 

 

  그 형과는 자주 만나지는 않더라도 만나서 기분 좋게 이야기하고 만나기만 해도 기분 좋은 사이이다. 몇 달에 한번 꼴로 만나는데 형이 당직 근무를 할 때 내가 형 있는 곳으로 가서 식사와 담소를 나눈다. 나는 형 얼굴 보고 이야기하는 게 좋아서 커피 한잔도 좋은데 항상 형은 최고급 음식으로 사주고 커피까지 사준다.

'동생이 멀리까지 형보러 왔는데 맛있는 거 먹어야지' 하면서...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속으로는 내심 형이 투자한 거 손절하지 말고 10년 정도 잊어버리고 10년 뒤에 보기를 바랐다.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를 봐도 디지털 화폐의 미례는 괜찮을 거란 판단을 했다. 디지털 화폐의 시조 역할을 하는 비트코인,  한발 나아가 기능을 넣은 이더리움, 그리고 송금에 특화된 리플 이렇게 세 가지에 분산 투자하면 10년 뒤에는 충분한 수익이 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내 기대와는 다르게 형이 그 날 저녁에 카톡으로 600만원 손해보고 팔았다고 연락을 줬다. 너무 우울해하면서 '다시는 안한다 내가 코인하면 개다'라는 말과 함께... 나까지 너무 속상해서 위로를 해주고 같이 속상해했다. 진심으로 내가 잃은 느낌이었다. 정말 형이 잘 됐으면 했는데 큰 손해를 보고 정리를 하니 내가 오히려 손해에 책임이 있는 기분이 들었다.

 

  주식회사와는 다르게 암호화폐는 실생활에서 접하기 어렵다. 요즘 아무리 커피를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같은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상용화는 먼 이야기이다. 우리 주위 모든 물건들이나 SNS 같은 서비스들이 대부분 상장회사에서 제공하는데 반해 암호화폐는 실물은 물론 활용되는 곳조차 희박하니 허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10년 이상을 생존해오면서 부침은 있지만 덩치가 커져가는 비트코인을 보면 데이터 쪼가리로 없어지진 다고 속단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미래는 모든 자산이 디지털화될 가능성이 높고 암호화폐가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암호화폐의 미래는 장밋빛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또 세계에서 손꼽히는 천재 마크 주커버거도 암호화폐 리브라에 공을 쏟는 걸 보면 현재는 아니라도 미래에는 분명 실체가 있는 게 아닐까?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 형의 선택이 최악일수도 최선일 수도 있다. 아니면 차선 혹은 차악의 수도 있다. 십 년 뒤에 암호화폐 시장이 커져서 형이 팔았던 가격이랑은 비교도 안되게 오를 수도 있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데이터 조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형의 선택이 잘한건지 잘못한건지 시간이 지난 다음에 과연 판단할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난 다음에 가격만 본다면 판단은 할 수 있다. 형이 팔았던 가격보다 십 년 뒤에 더 올랐을지 내려갔을지 가격 판단은 객관적이기 때문에. 하지만 형이 십 년 동안 안 팔고 가져갔을 경우 매분 확인하면서 가격 오르내림에 받았을 스트레스나 기쁨까지 고려하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나는 자산이 우상향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중간에 굴곡은 있지만 주식이나 금은 현물이나 부동산이나 심지어 암호화폐까지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멀리보면 가치는 상승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과실을 맛보기 위해서는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나 자신도 못 견디고 실패를 수도 없이 많이 했고 성공도 없었다. 여태까지 실패를 온몸으로 체험하면서 교훈으로 받았는데 과연 나는 어떻게 될까?

 

 먼 미래에 나는 왕관의 무게를 견디고 왕관을 쓸것인가? 

 

-이 글은 절대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금은 등을 추천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며 투자에는 본인의 책임이 따르므로 이 글로 인해 금전적 손해를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